지난 719일로 일본에 첫발을 디딘지 만20년이 지나고 21년째로 접어드는 날이다.

지난 20년을 한마디로 말하면, ‘험악한 세월을 보냈다’는 것이다.참으로 험악한 세월을 보냈다.

 

돌고 돌고 산을 돌아서 들어간 산골의 작은 시골 마을이었다. 지금처럼 한류도 없었고 시골 마을이어서 엄청난 편견과 무시를 당하였다. 한국이라고도 하지 않는다. ‘너의 나라 사람들은 밥을 먹느냐?  너의 나라에는 무우가 있느냐? 어떻게 저 사람이 운전을 할 줄도 알지?’

 

서울을 방문한 적도 있고 고등학교 교사인 성도도 한국인인 나를 무시하여서도 얻어준 집이 곧 뜯어야만 하는 산  밑의 10평 정도되는 작은 집이었다. 그래서 여름이면 뱀이 집으로 들어오기도 하고, 겨울에 눈이 오면 방안 바닥(타다미)이 젖었다.

 

무엇보다도 잊을 수 없는 것은 그 작은 집 안에 직경 30센티 정도의 파이프로 배설물이 밑으로 떨어지도록 만들어진 재래식 화장실이 있다는 것이다. 한번 퍼내면 2,3주일은 온 집안이 냄새로 진동을 한다.

 

자주 자주 살충제를 뿌리고 락스같은 것을 뿌려야 하는데 그러지 않았더니 하루 아침은 일어나 보니 화장실 앞 현관입구가 하얗게 되어 있었다. 구더기가 올라온 것이었다.

 

그런데 한국인이라는  차별과 편견, 그런 불편한 생활보다도 나를 더 괴롭히는 것은(지금도 가장 큰 괴로움이고 고통이지만) 전도가 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그 고통과 괴로움 때문에 잠시 유혹(?)에 빠져 뉴질랜드로 오라는, 일본에서 사역한 적이 있는 한 선배 선교사의 말에 속아 넘어갔는데 자녀들 교육때문에 갔다는 오해를 받기도 했다.


그 선교사는 언제나 대단한 선교보고를 하는 선교사였다.젊은 일본인 전도가 활발하게 이루어지는데 일본어를 제대로 할 줄 아는 사역자가 필요하다는 것이었다. 일년이 넘는 끈질긴 권유로 막상 뉴질랜드로 가서 보니 현실은 사역보고나 그들의 말과는 완전히 딴 판이었다. 주후원 교회도 없이 사역하는 나에게 돈을 바라보고 나를 불렀던 것이다. 공기업 간부로 제직하는 처남에게 돈을 빌리라는 말도 안되는 소리를 하면서..... . 

 

그런데 그 선교사 부부도 한심하지만,선교비 문제때문에 사기로 고소할려는 사람들이 소동을 치는데도  그런 선교사를 두둔하고 옹호하는 본부는 더 이상한 곳이다.

 

어쨋든 참으로 험악한 세월을 보냈고, 그 사실을 말하기 위하여 위의 몇가지 사실을 이야기 한 것뿐이다.

 

지금은 후쿠시마하면 전세게 사람들이 다 알고 있을 정도이지만 원전 사고가 나기 전까지만 해도 일본 사람들 중에도 후쿠시마가 어디에 붙어있는지 모르는 사람들이 많았었다.

 

그런 곳에서 보낸 7년여년의 세월들이 한편으로는 일본 사람들을 더 잘 알 수 있게도 하여 주었다. 지금은 그때와 같은 생생한(?) 체험들이 없기도 하고, 20년의 세월이 지나니 일본 사람이니, 한국 사람이니 하는 구별도 없어지기도 했지만 옛날을 더듬으면서, 그리고 현재 경험하는 일본, 일본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를 해 가고자 한다.

 

제가 경험한 일본인을 한마디로 말하라고 하면 이렇게 말하고 싶다.  그리스도인이 아니면서 가장 그리스도인 답게 생활하고 있는 사람들이다.”

예수믿는 사람들이 아니지만 예수 믿는 사람들의 덕목을 가장 잘 실천하면서 생활하고 있는 사람들이 일본인이 아닐까 한다.

 

-남을 위한 섬김과 봉사.

-상대방을 향한 배려.

-매너와 질서, 도덕의식.

-감정에 앞서기 보다는 논리와 합리성 중시.

-개인의 욕심보다는 공동체의 이익을 우선하는 정신, 그래서  자기 억제와 콘드롤(성경적으로 말하면 자아를 버리는 것)이 가능.

-물질적 손익보다는 인간관계를  중시하는 정신(기독교 신앙을 한마디로 말하면 관계라고 말할 수 있는데).

-정직과 신뢰성(물론 정치가들 같은 사람들은 큰 거짓말을 하기도 하지만 일반 국민들의 생활 속에서는 정직과 신뢰가 바탕이 되어 있다)

-자기 일에 최선을 다하고 충실한 모습(청지기 정신)

-과거의 실패를 실패고 끝내지 않고 거울로 삼고 실패를 반복하지 않는 것(참된 회개의 모습)

-즉흥적이고 무계획적이기 보다는 언제나 계획적이고 신중함 등등

 

하나님은 없지만 어쩌면 그리스도인 다운 삶을 살고 있기 때문에 기독교 신앙이 어필이 되지 않는가 하는 생각을 해보기도 한다. 참으로 부러울 때가 많다.그래서인지 일본 사람들은 민족, 나라에 대한 자부심이 대단하다.


특히 외국에서 살아 본 경험이 있는 사람들은 자기 나라가 좋다는 것을 더욱 알게 된다고 한다. 그 자부심과 긍지때문인지 외국에 사는 일본 여자들, 비록 남편이 외국인이라고 할지라도 자기 자녀들에게는 어릴 때부터 반드시 일본어를 가르친다. 부부 모두가 한국 사람이면서 한국어를 가르치지 않는 사람들이 대부분인 것에 비하면 참으로 대단하고 부럽다.

 

 지금부터 일본 일본인 이야기를 조금씩 할려고 한다(몰론 내가 경험한 일본인, 일본이기에 주관적일 수도 있다).  비록 민족적으로는 사마리아와 같고, 요나와 같이 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지만 이 땅에도 하나님의 교회, 하나님의 택하신 백성들이 있기에 하나님의 백성의 한 사람으로서 이 민족을 위해 간구해야 하기 때문이다.